전 세계 160여 개국, 아누아는 다양한 시장에서 고객을 만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고객에게 브랜드의 결은 유지하면서도 각 시장에 맞게 풀어내는 일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글로벌 마케터의 일은 이 미묘한 균형을 설계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현장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 반응을 읽고 그 경험을 다음 전략으로 이어가는 일. 이 과정의 중심에는 해외영업본부가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유럽 시장을 담당하고 있는 글로벌 마케터를 만났습니다. 인턴십으로 커리어를 시작해 현재는 유럽 시장을 맡고 있는데요. 캠퍼스 팝업부터 글로벌 캠페인까지, 다양한 현장을 거치며 시장을 만들어 가고 있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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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해외영업본부에서 어떤 일을 맡고 계시나요.
유럽 시장에서 아누아를 알리기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어요. 메인 시장은 물론 다른 유럽 국가들의 마케팅 활동도 함께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누아에서는 인턴십으로 커리어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인턴십 이후 정규 합류로 이어졌어요. 다른 회사에서도 인턴십 경험이 있었는데요. 돌이켜 보면 아누아의 온보딩은 꽤 체계적인 편이었어요. 인턴은 아무래도 경험이 많지 않다 보니 처음 합류했을 때 기준이 없으면 방향을 잡기 어렵거든요. 여기서는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의사결정을 할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를 초반에 명확하게 배울 수 있었어요. 일종의 울타리처럼 느껴졌죠.
울타리가 너무 단단하다면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재밌는 건 일하는 방식이 익숙해지면 자율도가 굉장히 빠르게 높아진다는 점이에요. 인턴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고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거든요. 함께 입사한 동료들도 굉장히 유능해서 자극을 많이 받았고요. 무엇이든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겼어요. 당시 틱톡 콘텐츠 기획을 맡게 됐는데요. 콘텐츠는 반응이 숫자로 바로 보이잖아요. 그래서 한번 1등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정말 몰입해서 만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초심자의 행운인지 예상보다 훨씬 큰 반응을 얻었고 실제 매출로도 이어졌어요. 그 경험 이후로 일이 훨씬 더 재밌어졌습니다.
인턴십 이후에도 계속 함께하고 싶다고 느낀 이유가 있을까요.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이 가장 컸어요. 어떤 회사에서는 출장 이후에 페이퍼 워크가 많이 따라오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아누아는 그 과정에 에너지를 쓰기보다 결과로 보여주면 된다는 분위기가 있어요. ‘보고를 위한 보고’가 거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었고요. 또 해외영업본부에서 자주 하는 말이 있는데요. 100점짜리 액션을 준비하기보다 70점짜리를 빠르게 실행하는 게 더 중요하는 거예요. 글로벌 시장에서는 속도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2026 S/S 런던 패션위크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 아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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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티 마케터’라는 직무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궁금해요.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외국인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마케팅에 관심 갖게 됐어요. 사실 저는 흔히 말하는 ‘코덕’은 아니었는데 뷰티 업계에 오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와보니 다양한 산업에서 오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오히려 그런 배경들이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아누아 합류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첫 출장으로 갔던 뉴욕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처음 해외 파트너를 직접 만나는 자리라 긴장도 많이 했고 솔직히 조금 무섭기도 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진심으로 일이 훨씬 더 재밌어지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를 더 분명하게 느끼게 된 것 같아요.
뉴욕에 다녀오신 것처럼 해외 출장이 잦은 편인가요.
다른 직무에 비해 잦은 편이에요. 글로벌 마케터의 장점이자 동시에 어려운 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해외에 가는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굉장히 재밌게 느끼실 거예요. 현지에서 파트너들을 만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시차가 있는 국가에서는 일정이 꽤 강도 높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현지에서 미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한국은 막 업무가 시작되는 시간이거든요. 소통을 위해 밤에 다시 업무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그럼에도 현지에서 파트너뿐만 아니라 고객까지
직접 만나는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가 있을까요.
직접 사람을 만났을 때 얻는 인사이트가 훨씬 크다고 생각해요. 영국에서 대학 캠퍼스 팝업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요. 그때 피부 타입을 조사했어요. 저는 영국 고객들의 피부 타입이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자신의 피부를 지성이라고 표현하시더라고요. 아마 스킨케어 문화 차이로 인해 건조함 때문에 오일이 올라오는 경우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이런 부분들은 실제로 고객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보이는 것 같아요. 이렇게 현장에서 얻는 작은 인사이트가 다음 전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글로벌 마케터로서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요.
트렌드는 어떻게 파악하고 계시나요.
SNS를 정말 많이 보는 편이에요. 업무라기보다 일상적으로요. 뷰티뿐 아니라 연예, 사회, 정치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보는 편인데요. 그런 흐름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가 많아요. 대신 한국 콘텐츠는 일부러 많이 보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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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아누아 라이스 애프터눈 티 파티
최근 영국 시장에서 좋은 성과가 이어지고 있는데요.처음 시장을 맡았을 때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아요.
처음으로 영국 캠페인을 맡았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캠페인을 혼자 운영하는 건 처음이라 기대도 컸지만 동시에 부담도 컸어요. 저는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는 걸 좋아하지만 성공과 실패의 책임이 모두 제 몫이 된다는 점이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많이 고민했고, 고객을 깊이 들여다보면서 어떤 콘텐츠에 반응할지 앵글을 설계하고 직접 만들어봤어요. 다행히 온라인에서 밀리언 조회수를 기록한 콘텐츠가 나오면서 캠페인 성과도 좋은 흐름으로 이어졌어요.
영국에서 다양한 오프라인 프로젝트도 진행하셨어요.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요.
아누아 라이스 라인을 알리기 위해 진행한 ‘라이스 애프터눈 티 파티’가 떠오르는데요. 한국적인 요소를 담아 기획한 행사였어요. 인플루언서를 포함해 약 60명이 참여했는데 현장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현지에서 유명한 더마톨로지스트가 한국의 ‘쌀’이 피부에 어떤 효능이 있는지 설명하고, 떡 같은 디저트를 함께 나누고,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어요.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어요. 현장에서 느낀 열기가 강하게 기억에 남아요.
지난 연말에는 영국 뷰티 어워드에서K-뷰티 브랜드 중 유일하게 2관왕을 달성하기도 했어요.
영국 최대 규모의 뷰티 리테일인 부츠(Boots)가 주관하는 행사라 업계에서도 의미가 큰 자리예요. 특히 B2B 관점에서요. 노미네이트된 브랜드들이 모두 글로벌 브랜드였기 때문에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어요. 트로피를 들고 돌아왔을 때 팀에서 다 같이 기뻐했던 기억이 나요.
해외영업본부와 잘 맞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요.
당연히 글로벌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은 분이면 좋을 것 같아요. 영어 사용이 많고 해외 출장이 잦기 때문에 그런 환경을 즐길 수 있는 분이라면 더 잘 맞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오너십이라고 생각해요. 맡은 일을 스스로 끝까지 책임지고 스스로 끌고 갈 수 있는 분이면 여기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그럼 입사 초기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시장을 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진 것 같아요. 조금 더 숲을 볼 줄 알게 되었다고 할까요. 예전에는 하나의 채널이나 캠페인에 집중했다면 지금은 전체 시장을 함께 보려고 해요. 여러 채널을 고려하면서 어디에는 어떤 전략을 적용할지 고민하는 것처럼 조금 더 전략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마지막 질문이에요. 앞으로의 커리어를 어떻게 그리고 계시나요.
글로벌 시장에서 더 큰 프로젝트를 경험해 보고 싶어요. 그런 경험을 통해 마케터로서 더 성장하고 싶은 생각이에요.